아랫사람이 당신보다 뛰어나고 특출하다면 묘청의 난(1135∼1136년)은 고려 왕조 당시 서경 천도파가 개경 문벌 귀족에 대항해 일으킨 정변이다. 당시 정부군을 이끌었던 김부식은 난을 진입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려 역사상 유례가 없는 포상을 받았다. 하지만 김부식 휘하에서 반란 진압에 힘썼던 또 다른 장군 윤언이의 상소문에 기초하면, 김부식은 몇 가지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. 당시 철옹성이라고 불리던 서경성이 함락된 데에는 윤언이가 화공 작전을 단독으로 감행한 공로가 컸다. 그러나 김부식은 서경성 함락의 공로를 윤언이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았다. 두 집안이 대대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탓이다. 윤언이의 활약으로 성벽이 무너졌지만, 정작 김부식은 처음엔 성내 돌입을 거부했다. 말도 안 되는 결정이었다. 일부 무..